커버곡... 좋아하시나요...?
버튜버의 세계로 이끈 우연한 만남
버튜버의 세계로 이끈 우연한 만남
어느 날 무료하게 유튜브를 뒤적거리던 나는 우연히 한 버튜버의 커버곡이 알고리즘에 뜬 것을 발견하였다. “이게 뭘까?” 마침, 그 노래가 내가 좋아하는 곡이었기에 호기심에 그 영상을 클릭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영상을 계기로 나는 버튜버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거의 가수들의 라이브 영상이 주를 이루었던 나의 유튜브 알고리즘은 어느새 버튜버들의 영상으로 가득 차게 되었고, 매일 퇴근길 버튜버의 방송을 매번 챙겨보게 되었다. 이렇게 커버곡으로 버튜버에 유입되게 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생각한다. 커버곡. 많은 버튜버, 스트리머들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의 대표적인 콘텐츠 중 하나이다. 우리가 흔히 듣는 노래를 그 스트리머만의 해석, 개성으로 해석하여 발표한다. 이는 인터넷 방송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나 자신의 사례가 그렇듯 새로운 구독자를 불러오기도 한다. 하지만 커버곡은 대표적이고 대중적인 콘텐츠지만 생각보다 꼼꼼히 살펴보아야 하는 부분이 많기도 하다. 이는 다양한 저작권들이 얽혀있는 2차 창작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1개의 커버곡 n개의 저작권
커버곡은 “원곡”이라는 1차 창작물을 제삼자가 재해석하거나 자신의 스타일로 다시 만들어내는 2차 창작이다. 그렇기에 커버곡은 크게 2개의 저작권을 가진다. 원곡에 대한 저작권과 2차 창작을 한 커버곡에 대한 저작권이다. 그리고 여기서 깊숙이 들어가면 곡, 가사, 그리고 이 곡을 실연한 가수에게 각각 저작권이 있다. 이런 원곡과 커버곡의 저작권이 만일 상충할 때는 원곡의 저작권이 우선된다. 이는 커버곡은 원곡이 없으면 존재하기 힘든 원곡에 의해 파생된 창작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커버곡을 제작할 때는 우선 원곡에 대한 저작권을 존중해주는 것이 필요하며, 원칙적으로는 원곡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원곡자에게 허가를 맡은 후에 커버곡을 진행하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방송에서 커버곡을 부르거나 커버곡을 올릴 때 따로 저작권 허가를 맡은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따로 문제가 된 적은 없다. 그 때문에 극단적으로는 커버곡은 팬심이고, 이 활동으로 인해 곡의 홍보가 되기에, 원곡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제작하고 이용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큰 오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떻게 허가받고 있을까?
그렇다면 왜 우리는 따로 커버곡에 대하여 허가받지 않았음에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걸까? 사실 우리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허가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 영상을 올려본 경험이 있는 이라면 이따금 귀신같이 유튜브에서 사용된 음악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 수익화가 어렵다. 혹은 게시가 어렵다 등의 음악 저작권 분석이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유튜브의 경우 미리 원곡자가 content ID를 유튜브에 등록하여 본인의 저작물 이용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이렇게 설정된 항목은 우리가 영상을 올리면 AI가 영상에서 사용된 곡을 자동으로 인식하여 설정된 범위 내에서 게시될 수 있도록 한다. 즉 우리는 원곡자가 허가한 범위 내에서 커버곡을 시청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방식에 맹점도 존재한다. AI가 기계적으로 판단하기에 때로는 원곡자마저 이 저작권을 이유로 유튜브 게시에 제약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오리지널 곡을 낸 스트리머 혹은 가수 중에서는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본인 채널에 오리지널 곡의 MV나 라이브 영상이 이따금 업로드되지 않는 웃지 못할 일도 발생한다.
우리가 주로 라이브 방송을 하는 치지직이나 숲은 어떨까? 치지직 혹은 숲의 경우는 저작권 단체와의 계약을 통해 방송 중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치지직, 숲 쪽에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등의 음악과 관련된 단체와 협약을 통해, 단체에 등록된 곡들에 대해 미리 사용 허가를 받아두고, 저작권료 역시 대납하는 형태라고 한다. 즉 우리가 후원이나 구독 이익을 얻으면 발생하는 수수료 일부가 이쪽으로 지급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하다. 즉 우리가 라이브 방송 중에서 부르는 커버곡도 우리가 직접적으로 허가받지 않았지만, 간접적인 방식으로 이미 우리는 원곡자의 허락 안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그에 대한 대가 또한 지급하고 있었다.
서로 함께하는 원곡과 커버곡
이런 2차 창작 커버곡들은 그 가수, 장르의 팬심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많다. 원래부터 원곡자의 팬이었거나, 좋아하는 곡이었거나. 혹은 원곡이 최근 크게 인기 있어 선택하게 된다. 이렇게만 보면 커버곡이 원곡에 종속되기만 한 존재인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커버곡들은 때로는 오히려 그 곡이나 장르의 인기 수명을 늘려주기도 한다. 동방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경우다. 동방 프로젝트는 2차 창작으로 장르가 흥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탄막 슈팅 장르로 개발된 동방 프로젝트는 2차 창작을 다양하게 허가해 두었고, 2차 창작 게임과 더불어 게임의 OST도 다양하게 어레인지되거나 공연되면서 제법 오래된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최근까지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으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밤양갱이나 만찬가 같은 곡도 그렇다. 물론 곡 자체도 무척 훌륭하고 매력적이기에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이 사랑이 이토록 오랫동안 유지된 것은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커버곡을 만들어주는 팬심도 큰 역할을 했다고 여겨진다. 그렇기에 많은 창작자가 2차 창작의 길을 열어두곤 한다. 팬이 애정으로 만드는 2차 창작은 팬심으로 만들어지는 작품이긴 하지만, 1차 창작을 더 오래 사랑받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원곡을 존중하기 위한 노력
이처럼 커버곡은 원곡자에게도 커버곡을 부른 이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는 긍정적인 콘텐츠이다. 하지만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소재로 하여 만드는 2차 창작 콘텐츠이기에, 원곡자의 저작권을 존중하기 위한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언뜻 생각하기에는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저작권을 침해하는 때도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팬 미팅 혹은 콘서트 등 오프라인에서 커버곡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경우, 저작권 중 하나인 공연권을 침해할 수 있다. 비영리 공연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허락되지만, 영리 목적이나 대가를 받는 경우는 침해가 될 수 있기에, 원곡자의 사전 허락이 필요하다. 또 가사를 번역 혹은 개사하는 때도 가사에 대한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기에 이 역시 별도의 사전 허락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활동 전에 미리 저작권을 침해하는 요소는 없는지, 그리고 별도로 허가받아야 하는 것은 없는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꼼꼼한 확인을 통해 원곡을 존중함과 동시에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뽐내는 멋진 커버곡을 만들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