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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튜버/작업자

컨텐츠에 캐릭터를 실어라

성격은 영어로 캐릭터

디아핀9월 22일 오전 03:04124

이전에 인트로, 아웃트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쇼츠 챌린지는 자신에 대한 어필이 약해질 수 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 글은 그 연장선으로 많은 신입 스트리머와 버튜버분들이 무심코 빠지는 함정 중 하나인 숏츠 챌린지와 카페 탐방/유머글 읽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도 실제 채널들을 모니터링하고 겪어보며 느낀 개인적인 사견이 위주로 되어있습니다.

방송을 막 시작하면 다들 똑같은 고민을 합니다. "어떻게 해야 유입을 낚을 수 있을까?"
그러다 보니 유튜브에서는 유행하는 쇼츠 챌린지 댄스를 추고, 생방송에서는 팬카페 글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유머글을 읽는 콘텐츠를 켭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이해도가 없는 상태에서 던지는 이런 흔한 콘텐츠는 독이 든 미끼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숏츠 챌린지의 대부분은 '나'를 보러 온 게 아니다

유행하는 밈이나 쇼츠 챌린지를 올리면 평소보다 조회수가 잘 나옵니다. 평소엔 1-2천만 넘겨도 잘 나오게 느껴지는 조회수가 1-5만, 많으면 10만을 넘어가니 "어? 이거 알고리즘 탔나? 반응 오네?" 싶어 신나서 챌린지 숏폼만 올려야하나 고민하시는 분도 봤습니다.

냉정하게 그래프와 키워드를 뜯어보면 현실은 다릅니다.

그 사람들이 영상을 끝까지 보거나 좋아요를 누른 이유는 내가 매력적이어서가 아니라, 그 음원/밈이 지금 유행하고 있어서입니다. 시청자는 화면 속의 스트리머를 소비한 게 아니라 밈과 유행하는 챌린지를 소비했던 거고, 그렇기에 기억에 두기보다는 넘겨버린 거죠.

결과적으로 조회수와 시청 시간에는 도움이 되었을지는 몰라도, 그 영상이 생방송 시청자나 찐팬(콘크리트) 유입으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영상 안에는 "이 사람이 어떤 목소리로 말을 하고, 어떤 성격이며, 방송에 오면 어떤 티키타카를 해주는가?"라는 스트리머 본인의 고유한 알맹이가 하나도 들어가 있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채널 지표는 유행 탈 때 잠깐 반짝했다가, 챌린지가 끝나면 다시 차갑게 식어버리는 악순환만 반복됩니다.

하면 안된다와는 다르다.

물론 이것은, 무조건적인 챌린지에 대해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만의 해석을 더해서 재미를 주고, 이를 통해 임팩트를 주거나 혹은 누군가의 마음에 드는 자신만의 외형을 어필하기 위해 어쨌든 알고리즘에 자신을 끼워 넣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의 특수에 젖어 그것만 한다면 유튜브를 운영하는 것은 운영에 있어서 순간의 도파민에 안주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 자신만의 색을 담은 챌린지로 조금만 더 MSG를 뿌리는 것 만으로도 범람하는 챌린지의 바다에서 사람들에게 임팩트를 줄 수 있습니다.

이를 잘 활용하는 분 중 하나로는 라디유님이라고 생각합니다.
밈 챌린지 중에서 Proto disco meme(박자에 맞춰서 눈 깜빡이면서 다양한 캐릭터들의 눈을 보여주기만 하는 밈), 젠더 스왑은 사실상 기존 밈의 형태를 그대로 사용한 몇 안되는 밈입니다. 사실 어떻게 변형할 것이 없는 밈이기도 하지만 Proto disco 영상을 보면 그 사이에 라디유님의 방송 분위기를 엿 볼수 있는 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무지성 댄스 챌린지를 할 때는 파생 캐릭터이자 내수밈인 유미라가 춤을 추되, 라디유님이 쇼츠를 찍는 것을 방해한다는 컨셉으로 라디유님의 목소리와 분위기를 보여주었고, 천천천국 지옥국 패러디를 할 때는 앞에 "양보 안하는"을 붙임과 동시에 블리치 뒤잡이 밈 또한 패러디해서 특유의 개그 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외에 다른 밈 영상들에도 라디유라는 사람의 목소리 혹은 분위기나 개그 센스를 알 수 있게 해줍니다.
밈 영상을 만든다면, 이런 식으로 자신의 성격을 녹여낸 영상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아 기왕 알고리즘에 들어온 겸, 본인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줘야 합니다.

 

유머글에 나를 잘 녹이는 게 중요하다.

챌린지 외에도 사람들이 많이 하는 컨텐츠가 있습니다. 바로 카페 탐방과 커뮤니티 유머글 읽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대기업 스트리머들이 방송에서 요일을 정한 뒤 팬카페의 유머 게시판을 몇 시간을 들여서 훑고, 커뮤니티의 유머 게시판 보면서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며 "아 나도 저렇게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여기서 카페 탐방/유머글 읽기 컨텐츠의 경우에는 앞의 챌린지와 다르게 큰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재미포인트들이 있다는 거죠.
카페 탐방/유머글도 보는 사람마다 경험과 지식이 달라 반응이 다 다릅니다. 시청자들은 이걸 즐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과도하게 넘쳐나는 비슷한 컨텐츠들 사이에서 "내 카페 탐방/유머글 영상을 봐야하는 이유"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예시를 한 번 들어보죠.
왈도쿤님의 경우 대한민국 평균 오타쿠 머장이라는 말을 채널 설명에도 적어 놓으신 만큼, 카페 탐방 게시물 중에서도 서브컬쳐와 관련되어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정말 넓은 폭의 서브컬쳐 지식을 더불어서 관련한 게시물들을 읽어 서브컬쳐 시청자들과의 원만한 소통과 티키타카를 이끌어냅니다.
만약 그렇지 않은 게시물에서도 리액션이 이와 관련된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썸네일 또한 이러한 서브컬쳐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유입시키기 좋으며 본인의 강점이 담긴 확실한 리액션으로, 개인적으로는 "카페 탐방 컨텐츠의 1인자"라고 생각될 정도로 카페 탐방/유머글 읽기 컨텐츠에서 개인적으로 필수적이라고 생각되는 3요소인 "캐릭터", "전반적으로 일관된 카테고리", "리액션" 이 세가지 요소가 잘 갖춰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그런 것이 없는 여러분들의 카페 탐방/유머글 컨텐츠는 어떨까요?
팬카페엔 글이 올라오는 것은 더딜 것이고, 특정 커뮤니티 게시물을 읽기에는 일부 커뮤니티는 이미지가 그닥 좋지 않아 애초에 그런 커뮤니티를 이용한 활동 자체를 지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러분이 직접 유머글을 모아와서 읽기에는 시간도 부족할거고, 그냥 읽고 웃는 게 전부거나 내 캐릭터가 담긴 드립을 치기에도 부족하죠. 그러면 라이브의 완성도는 물론, 나중에 재밌는 것만 짜집기 해서 영상을 올리려고 한다면 올릴 영상도 없을 뿐 더러 애초에 올려도 실적은 좋지 못할 겁니다.

끝마치며

콘텐츠를 고민하는 건 언제나 머리 아프고 힘든 일입니다. 한 우물만 깊게 파자니 유입이 아쉽고, 이것저것 종합적으로 다 건드리자니 시청자가 안착하기도 힘들고, 체력이 갈려 나가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들이 다 하니까"라는 이유로 흔한 콘텐츠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겉보기엔 편해 보일지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채널을 갉아먹는 훨씬 더 어렵고 외로운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시청자가 진짜 보고 싶어 하는 건 '유행하는 춤 템플릿' 그 자체가 아니고, '인터넷에 굴러다니는 흔한 유머 짤'도 아닙니다. 그 흔한 재료를 보았을 때, 이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리액션과 말맛, 그리고 고유한 캐릭터를 보러 오는 겁니다.

물론 챌린지나 유머글 읽기 자체가 나쁜 콘텐츠라는 건 절대 아닙니다. 시작하는 단계에서 남들의 밈이나 알고리즘의 파도를 타는 건 분명 필요한 전략일 수 있어요.
다만, 그 미끼를 던지기 전에 스스로에게 냉정하게 한 번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영상을 본 시청자가 밈을 기억할까, 아니면 '나'라는 사람을 기억할까?

시청자를 향해 흔하디 흔한 덫을 두더라도, 그 덫 속에 나만의 개성이라는 치명적인 미끼을 확실하게 두었는지 한 번쯤 되돌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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